제가 취업을 준비했던 2000년대 중반, 청년들의 취업은 IMF 이후 최악이다라는 말이 회자되었다.
하지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2021년 현재에도 여전히 청년 취업은 최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것이다. 취업은 언제나 어려운 것이다. 새삼스럽게 신세 한탄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는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공공기관의 면접관의 자격으로 채용 면접을 보곤 한다. 비슷한 내용으로 여러번 면접을 진행하다보니, 지원자들에게서 아쉬운 부분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하면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각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채용 면접관은 대부분 자기소개서를 자세히 정독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채용 인원이 많으면 많을 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 심해진다. 또한 대부분의 공공기관 채용은 블라인드로 진행이 되는데
이 또한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보는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저만의 기호일지 모르나, **** 표기로 처리된 문서는 왠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만큼 면접 즉, 지원자와 면접관의 질의응답 분위기가 채용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라 생각된다.
이제 제가 생각하는 공공기관 채용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아래 제시한 내용이 이전에 몰랐던 무언가 새로운 내용이 아니어서 실망하지는 말기 바란다. 중요한 내용은 아무리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1. 지원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최선을 다해 준비하라!
지원자들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이다. 꼭 공공기관이 아니더라도 이런 마인드가 필요하지만, 공공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중요한 자세이다.
특히 '계약직'에 지원하는 경우, 합격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마인드로 면접에 임하는 사람이 있는가? 이 사람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1년, 2년의 경력이 나중에 내가 일하고 싶은 직장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는데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면접관이 볼때 유관 공공기관의 경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말그대로 하늘과 땅차이다. 또한, 계약직으로 들어간 기관에서 일하다보면 자신의 적성을 확인할 수도 있고, 같이 일하는 부서 직원분들에게 인정을 받아 정규직 채용시 꼭 뽑고 싶은 직원 리스트에 올라 갈 수도 있을 것이다.

2. 지원하는 기관 및 부서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라!
면접관에게 가장 먼저 어필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지원하는 기관이 어떤 기관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다. 지원하는 기관이 입법.사법.행정 어디에 속해 있는지, 주무부처는 어디인지, 주무부처 산하에는 어떤 기관들이 있으며, 지원 기관은 그 기관들 중 어떤 포지셔닝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자.
그리고 해당 기관의 주업무 분야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한다. 공공제를 관리하는지, 정부예산을 위탁집행하는지, 정책수립을 지원하는지 또는 여러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지 등 참으로 다양한 성격의 기관이 존재한다.
다음은 내가 지원하는 부서(혹은 채용분야)는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여기서 유의해야할 점은 지원하는 곳이 기업이 아니라 공공기관이라는 것이다. 공공기관은 정부와 관계에서는 '을'의 역할, 즉 공무원을 지원하는 업무가 주가 되며 반대로 기업과의 관계에서는 '갑'의 역할을 주로 맡는다. 정부예산으로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한다던지 하는 식이다. 물론 기업과의 관계라도 국민의 권리로써 제기하는 민원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을'이 되는 가능성도 동시에 존재한다.
추가로 채용 공고문에 채용자가 해야될 업무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면 서적, 보도자료, 유튜브 등을 통해 배경지식을 공부해 두는것이 좋다. 특히 해당 업무에 대한 최근 보도자료가 있다면 반드시 숙지하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면접 시 지원자가 앞으로의 각오나 일하는 자세에 대해 언급하게 된다면, 이런 점을 잘 고려해서 답변을 해야한다. 단순한 예를 든다면, 정부 인프라 유지관리 업무에 지원했는데, 열심히 일해서 매출을 많이 올리겠다던지 하는 엉뚱한 대답을 한다면 당신의 점수는 바닥을 향할 것이다.

3. 지원기관 관련 정부정책, 트렌드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하라!
공공기관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한는 곳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면 그 방향에 맞춰 실제 행동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발표한 정책은 해당 공공기관의 미션이 되고 업무의 목표가 된다.
면접관의 질문에 답변할 때 현 정권의 국정과제(ex: 소득주도성장)나 최근 발표된 정책(ex:한국판 뉴딜)이 있다면 관련 키워드를 적절히 섞어 답변하면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아무리 특정분야에 정책이라 하더라고 담고 있는 내용이 꽤 방대할 수 있다. 정책은 일반적으로 '3대 미션, 10대 전략' 이런 식으로 정리가 된다. 그 많은 내용을 다 공부하기도 암기하기도 힘들다. 발표된 정책 중 지원기관과 관련된 핵심 키워드 두세개만 뽑아 어떤식을 표현할지 고민해보라.
또한, 정부의 정책은 국내외 다양한 트랜드를 고려해서 수립하기 때문에 산업, 경제, 기술 등의 트랜드에 대해서도 정리해 두면 도움이된다.

4.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혹은 했던) 지인의 조언을 구하라
상기 2번, 3번을 준비하는 것이 정보의 한계, 경험의 부족 등으로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이 때 주변 지인 중 공공기관에서 근무했거나 근무하고 있는 분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면 매우 도움이 된다. 지인 중 공공기관 근무자를 찾기 어렵다면 공무원(가능하면 중앙정부)도 괜찮을 듯 하다.
이 분들을 통해 공공부문의 전반적인 배경지식과 업무의 특성, 직장의 문화 등에 대한 감을 잡는데 조금이나 도움을 받을수 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업무 수행 중 갈등해결, 업무추진에 대한 자신의 행동방향 등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보라.

5. 유사분야에 대한 경력(경험)을 어필하라!
면접 시 자신을 가장 강력히 어필할 수 있는 도구는 유사분야 경력(경험)이다! 내가 지원하는 업무에 대한 경력이 있는 경우 면접관은 이미 당신을 채용 1순위로 마음에 두고 있을 것이다.
유사분야 경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공공기관에서 근무했던 경력, 공공기관과 코웍했던 경험 등을 스토리 텔링 형태로 정리하라. 공공기관 관련 경력이 없다면, 지원한 기관이 수행하는 업무분야에 대한 사회 경험으로 대체해야한다.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사회 초년생보다 기업에서의 근무 경력만 있을 경우, 공공기관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러한 우려를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답변을 준비하라. 만약, 당신이 학교를 졸업하고 첫 취업 도전이라면 학청시절 최대한 유사한 경험을 떠올려 할말을 준비하라.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면접 시 기본자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보겠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답변을 들을때 말의 내용 보다, 그 사람의 태도, 성격, 이미지 를 파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전문적.기술적인 스킬이 아닌 이상 말의 내용보다는 말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에 집중한다.
ㅇ 중언부언하지 말고 핵심만 명료하게 답변하라. (길게 답변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ㅇ 여유있고 자신있게 답변하라. (살짝 미소짓거나, 선배와 대화하듯이 편하게)
ㅇ 차분하게 천천히 답변하라. (상대방이 못알아 듣거나, 발음이 꼬이면 낭패)
ㅇ 너무 큰소리로 말하지 말라 (큰소리는 다혈질적으로 보이게 한다.)
ㅇ 부정적 감정(흥분, 당황, 체념 등)이 드러나지 않게 답변하라. (보는 사람이 안타깝긴 하나, 합격선에선 멀어진다)
이상으로 제가 느꼇던 공공기관 면접 시 아쉬었던 점을 정리해 보았다. 이 내용이 여러분의 취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미래를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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